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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예산생활

심야의 격투...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
12.12사태도 그랬고...
멀리 5.16도 그랬다.
6.25도 새벽에 일어났고...
밤은 사람들을 이상한 음모를 하도록 만들어 놓은것 같다.
밤을 잘 이용하는 사람중에 성공한 사람도 있고 밤에 일을 잘못 저질러 실패한 사람도 있다.

독자여러분도 알다시피 난 밤에 들판을 돌아다니는 사나이...
나의 칼럼 이야기도 밤의 이야기가 많다.
밤은 역시 역사가 이뤄지는 시간인 것 같다.

오늘 저녁 퇴근길...
역시 하늘은 구름으로 가득한지 별하나 보이지 않는다.
들판의 저녁은 쓸쓸하면서도 외롭다.
혼자가기엔 너무 외롭다.
나같이 감정이 풍부한 사람은 밤에 혼자 다니는게 싫다.
외로움을 달래주는 가정...가족이 있다.
보금자리... 누구나 필요하다.
가끔 집사람을 불러내 중간에서 만나기도 하지만 요즘은 추워서 그런지 나오지 않으려 한다.
아예 포기하고 혼자 다니는 밤길...

헤드라이트 불빛이 갑자기 보인다.
이야밤에 들판을 가로질러 가는 차는 술먹고 음주검사를 피해 집에가는 차가 가끔 있다.
지름길로 가려고 들판길을 고집하여 다니는 차도 있고...

날씨좋은 가을이나 봄이되면 데이트 하는 차들도 야밤에 들판으로 나온다.
조용하고 사방이 캄캄절벽인 들판이야말로 야밤테이트 장소로는 끝내주는 모양이다.
돈도 안들고...실속파들의 데이트장소...

오늘차는 속도가 빠르지 않다.
옆으로 비켜준다.
될수 있으면 멀리...혹시라도 사람하나 다니지 않는 이런곳에서 사고라도 당하면...끔찍하다.
내앞을 지나 한참을 앞으로 가던차는 시멘트포장도 되지않은 논뚝길로 가는것이 멀리 보인다.
그러더니 중간에 멈춰서는것이 보인다.
<이추운 들판 야밤에 연애하는 연인들인가?>
겨울에는 별로 안오는데...<별난연인들이구먼>


캄캄한 밤에 내가 그 가까이 가는지 보일리없는 그들...
점점 가까이 갈때쯤...
나를 멈추게 만드는 고함소리...
<어떤놈이 봤다는겨~>
<두사람이 똑바로 봤다고 혔서>
<그걸 믿는단 말여?>
<2년전 부터 그지랄 했다고 하더라고>
<누가 그려 이 X팔것들>
<당신하고 이젠 안살어~안살어>
<안했다면 안현거지 자꾸만 지랄여>
<한사람도 아니고 네사람이 봤단말여>
<어디서 봤따?>
<여관앞서도 보고 그집에서 나오는것도 봤따...어디서 시치미여>
<증거를 대여...증거>
무슨 치는 소리가 난다.
치고 받고 뻔쩍 뻔쩍 불이 나는것 같다.
다시 커지는 고함소리...
<이쌍놈이 사람잡네...계집질만 하고다니더니>
<안했다면 안현겨...지랄 그만혀>
여자가 달아나는것 같다.
�아가는 남자...
심야의 추격전이 희미하게 보인다.
잡히는 여자...
다시 차로 끌고간다.

50 미터정도 떨어진 내가 서있는곳...
이곳에 이남자가 서있는 줄도 모르고 싸우는 부부...
아마도 집에 애들이나 부모님이 있어 들판으로 나온게 분명하다.
더이상 서있을 수가 없다.
별일 없었으면 좋겠다.
폭력은 안된다...간절히 빌고빈다.
감정이 폭팔하면 이성을 잃는다.
그만 치고박고 소리지르고도 중단하고 해결책을 �아으면 하는 맘으로 발걸음을 집으로 향한다.
마음이 씁쓸하다.
얘기를 종합하면 이웃에 이년전에 이사온 여자하고 자기 남편하고 바람을 핀다는 증거를 포착했다는 거다.
그래서 오늘 담판을 지으려 하는 참...

사랑이 뭔지.
둘이 만나 둘만 알고 사랑하면 그만이지 뭐가 부족혀 그런 문제를 일으키나...
바람을 핀 남자나 바람을 피도록 환경을 만들어준 그 아내나 어딘가에 문제가 있을것 같다.
한번 금이간 가정이 회복하기는 힘들다.
그상처가 평생을 갈텐데...
그런 광경을 보면 사람들의 욕망은 끝이 없는 것같다.
남의 것을 탐내는 욕망...
욕심을 버려야 하는데...그게 힘들다.

이곳 저곳에 있는 러브호텔들...
시골 읍내에...시골 구석에...으슥한 곳에 꼭있는 호텔들...
물침대...무슨체어 완비 프랑카드가 걸려있다.
점점 세상은 요지경 속으로 간다.
못가면 바보되는 세상인가?
안가면 그런곳이 생길리 없는데...
세상이 변해버렸다.
그런곳에 드나드는것...행복의 시작이 아니라 불행의 시작이다.